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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만병통치약’이라지만 바른 자세·준비운동 따라야

혜등명 2008. 6. 1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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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과 인술]걷기 ‘만병통치약’이라지만 바른 자세·준비운동 따라야
입력: 2008년 06월 11일 14:33:02
걷기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특별한 기구 없이도 남녀노소 손쉽게 할 수 있어 건강하고 활력있게 사는 데 가장 안전하게 권할 만한 운동이다. 보통 걷기운동을 하면, 1~2주내에 이전보다 훨씬 피로감이 줄고 집중력이 좋아진다. 시작한 지 2~3개월이 되면 비슷한 정도의 활동을 해도 그 이전보다 숨찬 정도가 덜하다. 이는 심장과 폐가 우리 몸 곳곳에 피와 산소 등 필요한 물질을 잘 보내주기 때문이다.

또한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긴장하게 되면 뇌는 바로 위로 신호를 보내 소화기능이 가장 먼저 나빠지는데, 걷기운동을 하면 소화기능이 점진적으로 호전되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권유하는 치료법도 바로 걷기운동이다. 이렇게 우리 몸의 기능 대부분은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좋아진다. 온 몸이 움직이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소화기관이나 심장, 폐들이 서로 도와가며 몸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연료를 공급해 주게 된다.

이렇게 만병통치약 같은 걷기도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 몸에 해를 미칠 수 있다. 우선 걸음 걸을 때의 자세가 좋지 않으면, 등·목·어깨 등에 부담을 주어 쉽게 피로하고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걷기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1~2시간 정도 걷게 되면, 특히 연세가 많으신 분의 경우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따라서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준비운동은 약 5~10분 정도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적당하다. 추운 날이나 몸이 좀 무거운 날에는 좀더 충분히 몸을 풀어준다. 또 비만이거나, 무릎에 좋지 않거나, 요통이 있는 사람은 평지를 걷는 것이 좋다.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에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빨리 걷기와 천천히 걷기를 반복하면서 2㎞를 25~30분에 걷는 정도의 걸음으로 시작하여 1주일에 3회 정도 걷는다. 이어 2~3개월 후에는 매일 45분 정도 주 5회, 4개월 후에는 매일 1시간씩 하도록 한다. 걷기로 근육에 부담을 주어 다음날 피곤을 느낄 정도가 된다면 아주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자꾸 피곤하고, 여기저기 관절이 아프기 시작한다면 약을 찾기보다는 걷기를 시작해 보자. 약으로 인한 부작용 걱정 없이 몸의 여러 기능이 좋아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명약은 없지 않겠는가.

<박민선 교수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