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생활인의 수행 > 부모의 이혼으로 혼자 크는 아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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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했는데 아이는 지금 친정어머님이 키우고 계십니다. 아직 아이가 어리긴 하지만 걱정이 됩니다. 제가 데리고 나와 살아야 하는지 그냥 부모님께 맡겨둬도 괜찮을지 판단이 안섭니다. 결혼하려면 아이를 기르기 힘들겠지요. 재혼할 계획은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는 일이 거의 집을 비우게 되는 일이라 늘 아이와 떨어져 있으니 그것이 걱정이에요. 그렇게 일을 하면 키우려 해도 못 키우겠네요. 아무 생각마세요. 할머니가 잘 키우십니다. 그러면 그냥 둬도 괜찮을까요? 아니면 일을 놓고라도 아이와 함께 살아야 하는지 마음을 못 잡겠습니다. 괜찮은지 않은지 의심하면 안 되지요. 무조건 할머님께 믿고 딱 맡겨 놓아야 합니다. 나는 이미 못 키우잖아요? 잘하고 못하고 따지고 의심해서는 아이에게도 안 좋고 부모님께도 불효요, 내게도 좋을 것이 없습니다. 살아가려면 하던 일을 놓기는 어렵겠지요. 일 때문에 떨어져 있더라도 아이하고 전화로라도 늘 대화하면서 지내셔야 합니다. 전화라도 해서 아이에게 엄마가 있다는 안정감을 주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엄마 있는 아이들이 부러워서 마음이 가난하고 용기가 없어지거든요. 엄마가 일 때문에 떨어져 있지만, 항상 너만 생각하고 있다고 통화해야 아이 마음에 믿음이 생깁니다. 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면 엄마, 아빠 있는 아이들을 보고 부러워하고 기가 죽을까 걱정이 돼요. 그리고 집에서는 자꾸 아빠한테 보내라고 합니다. 부모님이야 딸을 편하게 하고 다시 시집보내려고 그러시는데 그러면 아이는 어찌 되겠습니까? 지금 크던 자리에서 안 크고 아버지한테 가면 그곳은 완전히 낯선 곳입니다. 그러면 아이가 어찌 크겠습니까? 병들어 버리지요. 그렇지 않아도 아이가 예민하거든요. 할머니가 야단을 치면, 울면서 “나 아빠한테 갈 거야.”하는 것을 보면 더 가슴이 아파요. 사실 ‘내가 돈을 얼마나 번다고 아이와 떨어져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아이들은 엄마 아버지 밑에서 천지를 모르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커야 되는데 그렇지 못해서 그래요. 그런데 어쩔 수 없지요. 원해서 헤어진 것인데 왜 자꾸 가슴 아파합니까? 그렇다면 애초에 이혼한 것이 잘못한 것이지요. 그러니 이제 다른 생각하지 마세요. 지난 일인데 자꾸 생각하고 걱정만 하지 말고 탁 털고 살 수 있도록 기도하세요. 무엇보다 아이한테 깊은 참회가 되어야 됩니다. 내가 원한 것이지만 아이가 받은 상처는 풀어줘야 내 앞길도 풀립니다. 이혼할 때는 나중일도 생각 안 하고 젊은 용기로 안 살려는 생각만 했을 테니 아무리 어려워도 아이 마음에 맺힌 상처가 클 것입니다. 그 맺힌 것을 풀어주어야 내 마음도 풀립니다. 아이에게 참회하는 마음을 가지시고 떨어져 있어도 엄마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전화통화라도 자주 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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