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함이 없는 공부

미움이라는 것은 자기 생각이 옳다 하는데서 생깁니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까 상대를 미워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람의 생각은 서로 다른 것입니다.

 

이 때, 수행자는 상대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해야 합니다.

 

'저절 수도 있겠다,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구나.' 이렇게 이해를 하면

 

마음속에 미움이 생기지 않습니다.

 

 

마음 속에 미움이 생긴다는 것은 이미 내 생각에 사로 잡혀서

 

상대의 입장이나 관점을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내 관점에 사로 잡혀서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 어떻게 저런 말을,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

 

이렇게 생각하게 되면 내 마음 속에 상대에 대한 미움이 생겨납니다.

 

그러므로 그런 미움이 생겼다는 것 자체는

 

이미 나의 사고방식이 내 생각에 사로잡혔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내가 이해하게 되면 미움이 생기지 않지요.

 

미움이 생겼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것이지요.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입니다.

 

 

나의 생각에 사로잡힌 상태에서 분노를 터뜨리지 않고 참는 게 현인이예요.

 

참으면 미움이 확대 생산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결이 되느냐? 그건 아닙니다.

 

이미 미움이 일어난 것을 바깥으로 드러내느냐, 억누르느냐 하는 차이지요.

 

미움이 일어 났다는 것은 수행이 아닙니다. 일어났다는 것은 내 관점에 사로잡힌 거예요.

 

 

그러면 어디서부터 수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내 관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놔 버릴 때부터 수행이지요.

 

즉 상대를 이해하는 것부터 수행입니다.

 

이해하게 되면 미움은 생기지 않습니다.

 

 

상대를 이해하는 것부터 수행이라고 할 때 상대가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사람의 관점에서는 그렇다는 것이죠.

 

내 것을 고집하지 말라는 이야기지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미워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 다음에 대화를 해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관점을 잡아서 공부를 해야 해탈이라는 의미를 이해하게 되고 경험을 하게 되지요.

 

그렇지 않으면 참다가 터졌다가, 참다가 터졌다가 하면서 한 생을 사는 거예요.

 

참는 것은 좋은 측면도 있지만 굉장한 위험을 초래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참는 공부를 하지 마세요.

 

놓아 버리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 놓아지지 않을 때 일시적으로 참는 공부를 하는 거지,

 

그게 공부의 목적이 되면 수행은 아닌 겁니다.

 

그렇다고 터뜨리면 그것 또한 공부가 아닙니다.

 

 

 

그러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합니까?

 

미워함이 없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미워함이 없는 것은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게 잘 안됩니다.

 

탁 부딪힐 때 나도 모르게 내 중심으로 생각이 돌아가기 때문에

 

'왜 저렇게 하는거야? 라고 미워합니다.

 

그럴 때 '내 생각에 사로잡혔구나.' 하고 탁 돌이키면

 

내 마음 속에 있는 답답함이 없어집니다.

 

또 '아,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이해하면

 

내 마음속에 있는 답답함도 없어지고 참을 것도 없어집니다.

 

 

이렇게 놓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잘 안 됩니다.

 

잘 안 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니가 자꾸 자꾸 공부를 해 나가야 합니다.

 

 

-2005.8월호 월간정토 [놓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