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가치관과 정토회 가치관의 충돌시 마음 가짐
제 299회 마음 비우기- 2
저는 청년 정토회를 다닌 지 백일 정도 되었습니다. 2월 초에 깨달음의 장에 다녀온 이후로 외교관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았습니다. 하지만 3월 31일 용맹정진 때 말씀하셨던 직업 선택의 두 가지 기준 첫째, 내가 즐거워하고 자긍심이 드는 일 둘째, 세상에 필요하고 올바른 일을 하라는 조언을 듣고 다시 외교관이 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경주 역사 기행을 다녀오면서 그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청년 정토회 운영진으로부터 수행팀을 같이 해보자는 권유도 받았습니다. 외무고시 준비와 수행팀 활동 둘 다 잘하고 싶지만 둘 다 소홀해 질까봐 어떤 선택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마음만 있습니다. 그리고 직업을 버린 법우님을 보고 직업을 찾는 제 자신을 보면 이런 제 선택이 옳은 것인지 의심도 듭니다.
저는 아빠처럼 성공과 행복을 둘 다 갖고 싶고 엄마처럼 우아하면서 발랄하게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삶은 정토회의 기대에 어긋난다는 느낌이 들고 정토회 수행자로서 살기에는 제 기존의 가치관도 유지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기존의 가치관과 정토회 가치관이 충돌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진 지금, 두 가치관을 좋아하고 공존시키기 위해 제가 어떤 마음과 행동을 가져야 하는지 궁금하고 두 번째 질문은 원래 가지고 있던 고민이 제게 다시 돌아왔는데 제 자신이 올바르게 가고 있는 게 맞는지 스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
두 개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게 아니고
내 욕심이 서로 다른 두 가지를 다 가지려고 하는 데서 생기는 문제다.
천주교 가보니까 성가대가 참 좋고 절에 오니까 명상하는 게 참 좋은데 불교에 다녀야 할지
천주교에 다녀야 할지 잘 모르겠다, 이런 얘기와 똑같은 얘기다.
그것은 다만 욕심일 뿐이지 불교도 아니고 내 사회적인 진로 문제도 아니다.
좋아 보이는 걸 다 가지려고 하는 거다.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 얘길 들으면 나도 어디 가서 정의를 위해서 확 한 번 죽어버리고
싶고 또 어디 영화배우나 스포츠 선수가 멋있데 결혼하는 걸 보면 나도 멋있는 남자 찾아 결혼
한 번 해보고 싶고 또 법정스님 열반하셨을 때 사람들이 많이 조문하는 걸 보면 나도 혼자 수행하며 소박하게 살아서 훌륭한 스님이 되고 싶고..
이런 거는 욕심이지, 출가해서 스님이 되는 것 결혼하는 것 순국열사가 되는 것, 그런 고귀한 뜻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냥 좋아 보이는 건 다 하고 싶은 거요.
정토회에서 인류를 생각하고 미래 문명을 생각하고 제3 세계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고 나라와
민족과 통일을 생각하고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면서 하는 거 이런 것도 들어보니 좋아 보이는
거요. 야, 멋있겠다 싶고 또 백화점에 가서 명품 같은 거 어깨에 메고 신발 신고 다니는 거
보면야, 저것도 멋있겠다 싶고. 또 외교관이 돼서 세계 각 국으로 다니면서 활동하는 반기문
총장 같은 사람을 보면 야, 저것도 하고 싶고. 이 세 개를 어떻게 다하지?
정토회 활동도 하고 명품도 메고 다니고 외교관도 되고 그러는 건 없을까하는 건 다 욕심에
불과한 거요.
이럴 때는 한 마디로 "욕심을 내려놔라" 이렇게 말 할 필요가 있어요.
그건 조화를 이루는 것도 아니고 동시에 갖는 문제도 아니고 동시에 못 갖는 문제도 아니고,
좋아 보이는 걸 내가 다 갖고 싶다는 욕심에 불과한거다 이런 얘기에요.
동시에 다하려면 할 수는 있지요. 욕심을 버리면 할 수는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면서 누더기 입고 지팡이 딱 짚고도 우아하게 살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살 수 있지요.
욕심을 버리면 뭐든지 할 수가 있다. 두 개, 세 개, 다섯 개, 열 개라도 겸할 수가 있다.
욕심을 가지고는 안 된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도 아니고 욕심의 문제다.
그러니 욕심을 먼저 버려라. 이게 더 나을까, 저게 더 나을까 하는 그 자체도 욕심이다.
그러니까 내가 외교관이 돼서 기여를 해야 되겠다 이러면 외무고시 시험을 쳐야지.
외무고시 시험을 쳐야 일단 외교관이 될 수 있잖아요. 외무고시 시험을 치면서 정토회에 나와서 기도하고 수행하고 빈 그릇 운동하면 시험공부 하는 중에도 음식물 남기지 않고 먹고 북한 돕기 하면 시험 치는 중에도 돈이라도 조금 있으면 보시를 하고 시험 치는 중에도 잠깐 시간 내 가지고 5월 5일 어린이날은 모금운동도 하고 얼마든지 할 수가 있지, 왜 못하겠어요.
그러나 외교관이 되겠다고 할 때는 외교관이 되는 길이 주 길이 되고 외교관이 되는 길 그 자체하고 정토회하고의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외교관도 정토행자가 될 수 있는 거고 공무원도 정토행자가 될 수 있는 거고 경찰관도 정토행자가 될 수 있는 거고 군인도 정토행자가 될 수 있는 거고 시장에서 가게를 하는 사람도 정토행자가 될 수 있는 거고.
정토행자가 되는 것은 어느 분야의 일과 상충되는 게 아니고
어떤 분야의 일을 하든지 다 정토행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정토 일만 하는 사람 즉, 출가해서 스님이 된다 할 때는 그거는
선택의 문제지 겸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런 얘기에요.
출처 :행복한♡인터넷 열린법회 원문보기▶ 글쓴이 : 계정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