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 쉼터]/내 마음의 창

6차 천일기도 회향을 하루 앞둔 끝자락에 느껴지는 보왕삼매론의 의미

혜등명 2010. 12. 18. 10:42

<<한 알의 보리수를 심는 내 마음 >>

 

정진 기간  ~ 계속

  10 차 100일 기도 중  101(103) 일째 기도. 토요일. 천일 회향 하루전.

 

● 정진 때 느낀 내 마음

 

아무 생각없이 새벽 기도는 시작되었다.

이제는 보왕삼매론 독송 시간!

한 귀절, 한 귀절 읽어 내려가는데...

어찌 내 삶을 이리도 잘 표현해주실 수 있을까 싶었다.

 

1(몸).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면서 살아왔던 20대가 떠오른다.

내 목구멍 포도청을 책임져야 했던 20대 그 시절의 나약함은 나를 참 의기소침하게 해었다.

 

2(세상살이). 병도 아닌 것이 나를 자주 아프게 하는 가운데 하루 하루 삶이 버거웠던 그 시절.

30세 이후의 내 삶을 그릴 수가 없었다. 그저 캄캄하고 막막하기만 했었다.

 

그래서 27살에 30대 이후의 삶을 그리고자 불법을 찾아 조계사 다디던 중에

직장 동료 김미경 언니의 안내로 법륜스님 반야심경 강의를 접하고 감화를 크게 받고는

열심히 수행법회에 참석했던 29세 그 때가 생각난다. 

 

3(공부). 그때도 법륜 스님 법문을 듣고 있다보면 공부를 아니 할 수 없었다. 아니 이어서 계속 하고 싶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접하면서 나의 새로운 길을 찾고자 9년 다니던 직장엘 사직서를 내려하자 만류하던 동료들,

그때가 내 나이 30살 먹기 직전. 구정 설을 마치자마자  30살 맞이를 100일 출가로 출발했던 나.

사표내기 직전에는 백척간두 진일보 심정이였던 그 때!(마지막까지 나를 잡고 안 놓아주는 부분은 돈, 경제력!)

수행법회->100일 출가 -> 청년회활동->그리고 결혼, 아내, 엄마의 삶.

 

4(수행). 이 모든 과정 속에서는 한 7~8년은 수행이 빠지면 아니됨을 알면서도 게으름을 피웠던 시절.

그저 타인의 문제이기에 타인만 바뀌면 되는 줄 알고, 자꾸 알려주고만 싶어했었다. 법문과 법회를~...^^* 

그 모든 것들은 진정 나를 위함이 아님을 알고, 다시 수행법회와 수행정진에 돌입!

 

5( 일,봉사). 그런데 봉사 활동하면서 수행은 공부만 갖고는 내 뿌리를 깊이 들어다 볼 수가 없음을 경험했다. 

나를 진정 만나기 위해서는 사람과 부대끼면서 하는 봉사의 삶도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에는 남을 위한다 생각하고 시작한 봉사!

봉사하면서 알아간다. 봉사는 진정 나를 위함이요, 새로운 나를 알아가는 시간들이였음을~

 

6(친구, 도반). 이렇게 공부, 수행, 봉사을 하다보면 새로운 도반들을 많이 만난다. 

그간 나의 이익, 나의 활동을 위해서 만난적은 없었는지? 살펴보게 하는 한 대목이다. 

나의 이익을 위해서 만나는 삶이 아닌 회향의 삶이 되도록 다시 정진을 시작해보련다. _()_

 

7(남, 타인). 이런 만남과 활동 속에서 남이 내 뜻대로 따라와 주기를 바란 적이 있음을 본다. 

내 생각과 내 뜻대로 안 되어질 때 일어났던 분별심들!

한 생각 바로 돌리니 그 분들이 나를 깨워주는 보살이였어라~!

 

8(공덕). 수행의 활동 속에서도 때로는 공덕을 바라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수행, 봉사하면서 공덕을 바란 적은 없었는지? 바라는 그 순간 순간은 나의 번뇌이어라.

지금 내가 누린 이 행복은 많은 분들의 가르침으로 나를 일깨워주신 보살행이었음을 알겠습니다. _()_

 

9(이익,칭찬). 이런 활동을 하다보면 착각하기 쉬운 칭찬의 유혹!

나의 모든 삶은 나의 이익을 위함도 아니요, 칭찬을 받기 위함도 아니어라.

다만 내가 좋아 하는 행위, 모두에게 감사할뿐이어라.

칭찬에 자유로운 내가 되여 쉬엄 쉬엄 꾸준히 이 길을 걸어가야 함을 알겠습니다.

조급한 마음 내려 놓고, 한 발, 한 발 오늘도 내 딛어 보겠습니다. 

 

10(억울함).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걸어오면서 "나는 억울하다"하며 하소연 하고 해명하고파

흥분했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참회합니다. _()_

나의 어리석음이 극치를 치닫던 그 순간을 제어하지 못하고 폭발한 후의 그 파편들 때문에 몸둘바를 몰랐던 시간들~.

왜 억울함을 밝히려 하지 말라 하셨는지 지나고 알아차렸습니다. 

앞으로는 직전에 알아차리도록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_()_ 

 

이렇게 이렇게 저는 20대 후반을 이어, 

그럭저럭 퇴보도 했다가 매진도 했다가 하면서

6년전 조카의 백혈병 진단의 계기로

언니에게 하나도 도움이 안 되는 나를 보면서 저번 5차에 다시 발심하고

이번 6차 천일에 매진하면서 오늘을 맞이하였다.

 

이 마지막날에 이렇게 보왕삼매론이 순서를 따라 나를 돌아보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니, 아침 정진 전까지도 몰랐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보왕삼매론의 가르침과 3년의 지속적인 정진의 의미를!

왜 3년을 쉬지 않고 정진하라 하시는지를 이번 차수에야 강하게 느껴봅니다.

설렁 설렁 했던 3년과

알차게 활동하며 정진해온 3년의 차이를.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소중한 도반님들 성불하소서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