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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국선도

혜등명 2007. 11. 26. 06:16
국선도의 역사는 아주 오랩니다. 수련법이 아득한 옛날부터 전해
내려왔습니다. 국선도 의 스승님들께서 밝히시기로는 그 역사가
무려 9천 7백여년에 이른다고 합니다.

옛 기록들에 따르면 중국 고대사에 등장하는 삼황(三皇) 중 한
사람인 황제(黃帝)가 「청구」 땅 공동산에서 「자부선인」
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고 합니다. 「청구」는 우리 겨레가
세운 나라였고 자부선인은 청구국의 유명한 큰 스승이였습니다.
황제가 와서 가르침을 받을 정도로 아득한 옛날의 우리 나라엔
바른 도(道)가 널리 펼쳐졌습니다.
한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차츰 도(道)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세상은 어지러워지고, 참된 도인들
은 세속을 떠나 산중에 은거하며 극소수의 사람들에게 도법(道法)을 전했습니다.

고조선 시대에 유위자(有爲子) 라는 현인(賢人)이 살았습니다. 유위자는 사람들이 도를 멀리하여 세상이
혼탁해진 것을 안타까워하며 수행(修行)의 아름다운 기풍을 되살리고자 애썼습니다. 유위자의 노력으로 바른
도(道)가 한 때 세상에 소생하는 듯 했으나, 그것도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수행자의 아름다운 삶보다 물질과 권력, 쾌락에 더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세상의 풍속은 점점
더 혼탁해지고 결국 고조선은 망하고 말았습니다. 삼국시대엔 신라의 물계자 라는 분이 우리의 도법(道法)을
세상에 전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그의 가르침을 받았고, 그들의 수행 전통은 화랑들에게 계승되었습니다.
화랑도, 조의선인, 수사제도라는 국가적인 인재 양성법으로 널리 행해져 왔습니다.

조선시대를 거쳐오며 무현, 무상, 무운도사의 대를 이은 청운도사님의 제자, 비혁, 비거, 비경선사(청산선사)
님의 맥을 이어 도운 도종사님으로 국선도의 정통적인 맥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생명과 호흡 ---------------------

우리의 인생여정은 호흡의 여정(旅程)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나 숨을 터트리며 세상에
나왔다가 마침내 숨을 거두며 이세상을 떠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어린아이거나 청년이든 노인이든 간에 모두가 횡경막과 흉근 등의 작용으로 肺를 통하여 숨을 쉬는데,
아랫배로 숨을 쉬느냐, 가슴으로 쉬느냐, 아니면 어깨로 쉬느냐의 차이가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아랫배를 불룩이며 숨을 쉽니다. 그러다가 사춘기가 되면서 감정이 풍부해지고 思考가 발달함에 따라 호흡이 가슴으로 뛰어오르기 시작하며, 청년시절에는 활발한 가슴호흡을 하면서 보냅니다.

그러다 장년이 되어서는 가슴의 움직임도 거의 없게 되며, 이윽고 노년이 되어서는 어깨를 움직이며 거칠게 숨을 쉬고, 마침내 턱까지 차 올라 호흡수와 맥박수가 같게 되면 하루를 못 넘기고 숨을 거두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인생이란 결국 아랫배에서부터 가슴, 어깨, 턱까지 호흡의 行路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이런
호흡의 변화와 더불어 우리 몸에 氣運의 행로가 있습니다.

어린아이 때에는 기운이 발에 모여 있어서 한겨을에도 맨발로 다니고, 발을 덮어주면 갑갑해서 차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좀 자라서 무릎에 기운이 오르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잔걸음을 치며 돌아다니게 되고,
사춘기 때쯤 되면 기운이 下焦에 몰려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게 됩니다.

그러다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어 호흡이 점점 배와 가슴에 오르게 되니, 많이 먹고 마셔가며 야망을 이루려 혼신을 다해 노력합니다.

그러다 황혼을 느끼게 되면 한껏 욕심을 부려 갈무리하려 하나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어느덧 노년을 맞아 쇠잔한 기운은 머리에 올라와 있어 생각이 꼬리를 물게 되며, 끊임없는 염려와 상념으로
잠도 없게 됩니다.

건강을 잘 지킨 자는 지혜가 꽃이 피어 용기있는 젊은이들의 좋은 지도자가 되지만, 혹자는 망령을 부리다
지루하고 비참한 생애를 마치기도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호흡에 따른 기운이 발에서부터 머리까지의 이동이 인생의 행로인 것 같기도 합니다.
따라서 어깨호흡을 아랫배로, 머리의 기운을 발아래로 끌어내리는 것이 급한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두 문제를 바른 호흡법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느리고 깊은 호흡에 따라 마음을 닦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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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혈순환유통법은 선인들께서 오랜 세월을 거쳐 다듬고 체득하여 전해준 자연의 도리와 인체의 생리가 조화를 이루도록 이루어진 기혈순환법이자 기혈유통법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맨손체조와는 동작, 구성, 호흡방법, 마음자세 등에서 다른 점이 많습니다. 따라서 보통의 운동과 같이 생각하여 성의없이 동작만을 따라하거나 순서를 바꾸는 등 원리를 제대로 모르면서 마음대로 변형해서 행하게 되면 본래의 효과가 나오기 어려우니 한 동작 한 동작을 성심 성의껏 공을 들여 해나가야 합니다.

행공 전후에 기혈순환유통법을 수련하는데 이는 심신을 이완하고 체형을 바로 잡으며 근골과 신경 등을 강화 하고 기혈을 원활히 순환시켜 주는 운동이니 정성을 다해 수련해 간다면 이것만으로도 건강을 지키고 회복해 나갈 수 있을 만큼 잘 짜여진 훌륭한 도법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기계체조 선수나 요가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처럼 어려운 동작을 능숙하게 하는 게 우리의 목적이 아닙니다. 우리가 굳은 몸을 푸는 것은 굳어진 마음을 풀기 위함입니다. 몸이 굳어져 있을 때에는 굳어진 마음을 풀 듯, 긴장을 풀고 무리하지 않게 자세를 취해 나가야 됩니다.

기혈순환유통법의 바른 요령은 깊은 심호흡을 하고, 움직이는 부위로 의념을 집중하고 근육과 경락에 따라 기운을 유기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초보자는 호흡이나 유기에 상관없이 몸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데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 동작요령
① 앞의동작에서 그대로 왼무릎을 세워 오른무릎 바깥쪽에 놓는다.

② 오른손은 그림처럼 팔굽부위가 왼쪽 무릎 바깥에 닿게 하여 오른
다리 무릎 부위를 잡고, 왼손은 손가락을 세워 꼬리뼈 뒤 바닥을 짚는다.

③ 숨을 들이마시고 멈춘 상태에서 꼬리뼈에서부터 척추 마디마디를
위로 올려 틀어준다.

④ 숨을 내쉬면서 원위치한다.

▣ 효과
위나 장의 운동, 골반 척추교정, 요통, 견비통, 어깨염좌, 허리 살빼기에 효과가 있다.
 
▣ 한의학적 견해
독맥과 방광경은 서로 기운이 통하며 유혈(兪穴)을 통해 각 장부로 기운을 보낸다. 좌우로 틀어 간, 담경자극과
위와 장의 울체를 풀며 독맥과 방광경을 통해 어깨부위까지 미친다.


▣ 동작요령
① 양발 좌우로 벌리고 허벅지
부근의 각 혈점(穴點)을 은은히
누르며, 만져주고, 가볍게 두드려준다.

② 발은 그대로 둔 채, 숨을
마시고 멈추면서 상체를 왼쪽으로
틀어 양손으로 바닥을 짚어주고, 틀었던 자세를 풀면서 숨을
토한다.
 
③ 오른쪽으로 틀어준다. 이때 양발 끝을 세우고 허리는 쭉 뽑은 채로 해야 하며 상체를 옆으로 틀어 숙임에 따라 반대편 다리가 따라오지 않게 해야 한다.

▣ 효과

좌골신경통, 탈장예방, 월경불순, 골반강화, 난소자극에 효과가 있다.

▣ 한의학적 견해
족삼음경의 강화로 생식계통, 하복의 자궁, 소장이 강화되며, 좌우의 간, 담경소통으로 좌골신경통이 완화되며,
좌우로 몸을 트는 동작은 좌승우강(左昇右降)으로 기운이 자연 체내에서 승강(昇降) 순환되어 소통된다.

▣ 참고사항
족삼음경(足三陰經)은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 족태음비경(足太陰脾經),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으로 구성
되어 있다.


동작요령
①어깨에 힘을 빼고
발끝을 세워 무릎을
꿇고 앉는다.

②양손을 깍지끼고
밑으로, 앞으로, 위로
밀고 좌우로 틀어준다.

③다시 깍지낀 손을
앞으로 밀어서 좌우로 틀어준다. 이때 단전
(丹田)이 동작의 중심이 되게 한다.
 
▣ 효과
어깨 등의 경직, 심폐기능의 강화, 이명(耳鳴)에 효과가 있다. 특히 깍지끼고 앞으로 내미는 동작은 손발의 통증, 류마티스성 관절염, 노이로제, 초조, 피로, 갑상선질환에 효과가 있다.

▣ 한의학적 견해
정신적 스트레스는 가슴부위,옆구리 부위의 순환을 막아 더욱 짜증스러운 마음을 낳게 한다. 깍지끼고 위로 미는 동작은 심포경의 자극으로 이런 짜증스러움과 맺힌 기운을 풀어준다. 가슴 앞에서 앞으로 미는 동작은 특히 중부혈을 자극하여 호흡기병에도 효과가 좋다.


▣ 동작요령
양손을 견정혈(肩井穴)에 놓고 앞에서 뒤로 세 번, 뒤에서 앞으로 세 번 크게 돌린다. 이때 되도록 천천히 크게 돌려 견갑골 주위 근육은 물론 등과 가슴근육을 함께 풀어준다.

▣ 효과

중풍후유증, 팔저림에 효과가 있다.

▣ 한의학적 견해

피로나 인체의 풍독(風毒:중풍의 나쁜 기운)은 견정과 어깨에 맺힌다. 이 맺힌 것을 풀어준다. 견정은 화기(火氣)의 역상을 막는 역할을 하고, 수기(水氣)를 하강시켜
수승화강(水昇火降)을 돕는 중요한 혈이다.

▣ 참고사항
견정혈(肩井穴수)은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 44개혈의 한 혈로써 어깨에 위치한다. 족소양담경은 눈가의 동자료(瞳子?)에서 시작하여 넷째 발가락 끝인 족규음
(足竅陰)에서 끝난다.
▣ 동작요령
① 누운 상태에서 양손을 서로 비벼서 열을 내어
얼굴을 문질러주고, 두눈 주위를 가볍게 눌러준다.
② 손가락을 세워서 얼굴과 머리, 목 뒤의 각 혈도 눌러주면서 풀어준다.

▣ 효과
두통,난청,이명에 효과가 있다.

▣ 한의학적 견해
머리와 얼굴에는 양경락이 흐르는데 막히면 열이
울체(뭉쳐서)되어 두통과 기타 혈액순환이 안 되는 것이니 이를 해소한다.


▣ 동작요령
양손과 양발을 들어서 가볍게 흔들어준다.

▣ 효과
기혈순환에 효과가 있다.

▣ 한의학적 견해
손과 다리를 흔들어 전신경락을 풀어 내부 장부순환을 돕는다.




▣ 동작요령
① 양발을 멀리 벌리고 오른손은 위로 뻗고,왼손은 옆으로 뻗어 직각이 되게 한다.

② 왼손과 몸통을 우측으로 틀어 가슴이 바닥에 닿도록 하면서 단전기운을 손끝으로 쭉 보내준다.

③ 이때, 되도록 발은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손을 바꿔서 반대로 한다.

▣ 효과
두통,편도선, 늑골강화에 효과가 있다.

▣ 한의학적 견해
좌우 옆의 소양경을 소통시키며 동시에 독맥과 방광경을 자극하여 두통, 편도선에 효과를 준다.




▣ 동작요령
누워서 양손, 양발을 모두 벌리고 왼발을 들어서
오른손 위치에 가져가며, 몸통은 좌측으로 튼다.
반대로 오른발을 들어서 왼손 위치에 가져다 놓고, 몸통은 우측으로 튼다.

▣ 효과
요통, 척추교정, 위장장애에 효과가 있다.

▣ 한의학적 견해
위경과 방광경의 자극으로 허리의 근육을 강화하여 요통 등에 효과를 주며, 배 근육을 강화하여 위장의 운동을 돕는다.



▣ 동작요령
① 엎드린 상태에서 양손을 어깨 부위에 짚는다.

② 천천히 머리부터 들기 시작하여 목,척추 마디
마디에 자극을 주며 들어 올리는데, 가급적 단전
부위는 바닥에 댄 채로 한다.

③ 천천히 상체를 좌우로 틀었다가, 고개를 젖혔다가 원위치 한다.

▣ 효과
디스크,추간판의 순환향상,심폐기능 활성화,변비,
만성설사,소화불량,위통,신결석에 효과가 있다.

▣ 한의학적 견해
독맥의 자극과 함께 추간판 사이의 간격을 벌려
순환을 촉진시킨다. 가슴과 등의 각종 경혈에
자극을 주어 심폐기능을 활성화시키고, 허리의
요추와 선추에 자극이 가서 비뇨계통, 생식기능,
장기능에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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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 수련과정은 입문에서부터 깨달음에 이르는 수련과정을 크게 셋으로 나누어 각 단계를 정각도(正覺道),
통기법(通氣法), 선도법(하늘사람 선道法)이라 부릅니다.
정각도 과정은 몸이 극치의 건강체로 변화하는 단계입니다. 막혔던
경락이 모두 열리고, 풍부한 생명력이 온몸을 원활하게 흘러서 몸이
최상의 상태로 되는 것입니다. 물론, 몸과 함께 마음과 정신도 크게
정화됩니다.

정각도 단계에서 몸안의 모든 장부가 활성화되고(12경 유통) 임.독맥
과 365혈(穴)이 열리며, 기운이 전신으로 활발히 운행됨으로써 완전한
건강체가 됩니다.
 
통기법은 고도의 정신수련입니다. 정각도 단계에서도 마음과 정신을 닦고, 또 그래야 몸도 빨리 좋아지지만,
통기법 단계에선 더욱 높은 차원의 정신수련을 합니다. 이 단계에서 한 차원 높은 정.기.신의 통일도 이뤄집니다.

통기법 수련은 깨어있는 의식 뿐 아니라, 잠재의식까지 정화시키는 수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잠재의식까지 순수
하게 정화돼야 우주와의 참된 합일도 가능합니다.

선도법 수련은 우주(하늘)와 하나 되어 선인의 경지에 이르는 수련 단계입니다. 깨달음을 완성하고 하늘의 섭리에
합류하여 존재하며, 정명(定命)을 완수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의 수련입니다. 이 수련을 마친 이가 참 도인(道人)
이며, 선인이고, 모든 수행자들에게 수행의 바른 길을 밝혀 줄 수 있는 참 스승입니다.


  
정각도
중기
건곤
원기
육체적
통기법
진기
삼합
조리
정신적
선도법
삼청
무진
진공
합실

 

-------------수련의 효과_--------------------------------------

폐의 용량을 최적으로 활용하여 보통 사람보다 4~6배의 많은 양의 산소를 흡입함으로써, 우리 몸의 산소를
필요로 하는 곳과 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여 모든 세포가 활성화됩니다.
 
  
우리가 생각을 집중하는 곳에 기와 혈이 모이고, 또한 횡경막과 물리적인 복근 운동에 의한 복압으로 모든
장부의 기능이 활성화되며, 혈액순환이 왕성해져 피로가 쉽게 회복되고 독소가 빨리 배출됩니다.
 
  
원활한 산소 공급으로 인체 내의 불필요한 지방질을 연소시키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안정과 원활한 횡격막 운동으로, 교감과 부교감 신경이 조화를 이루며, 특히 횡격막에 연결되어 있는
자율신경 중추의 자극으로, 생명유지와 건강을 위한 자연 치유력을 담당하는 중뇌와 간뇌가 활력을 얻어
모든 질병으로부터 회복될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의 조화와 복압의 강화로, 소화흡수기능과 배설기능이 순조로우며, 폐와 심장이 이상적으로 활동
하도록 도와줍니다.
 
  
뇌파와 심파의 안정으로 항상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며 모든 일에 여유가 생기게 되고, 매사에 진중하게
되며 깨달음의 지혜가 열립니다.
 
정상적인 지도하에 국선도를 수련하면 몸과 마음에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그 변화는 각자의 신체적 조건,
심리상태, 수련정도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에 따라 다른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데 여기에서는 수련 초기에
나타나는 변화현상을 밝혀둡니다.
 
 
   수련을 하고나면 기분이 상쾌하다.
   몸이 가볍게 느끼고 유연하다. 발걸음도 가볍다.
   잠이 잘 오고 깊은 잠에 든다.
   대소변이 순조롭고 소화가 잘 된다.
   시장기를 느끼고 쉽게 느낀다.
이 경우에도 식사량이 느는 경우 또는 조금만 먹어도 쉽게 포만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음
   트림 또는 방귀가 자주 나온다.
   손과 발에 윤기가 나고 따뜻해진다.
   맥박이 고르고 정상적으로 뛴다.
   몸에 병이 있는 분은 스스로 좋아진다. 또는 전에 아팠던 부위가 다시 아프다.
   돌단자리가 더워지거나 신원해지며 진동(振動)을 한다.
양체질은 시원해지며, 음체질은 더워지는 데 양체질은 찬 기운을 느끼며 설변을 보기도 한다.
이때의 설변을 장부의 노폐물을 몸 스스로 배설하는 것으로서 약을 먹어도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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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옛날 하늘함 道人이란 분이 계셨는데, 이 어르신께서 밝돌법을 세상에 전하셨다.

하늘함 道人은 원래 백두산 근처에 있던 어느 마을의 촌장(村長)이었다. 그 분은 힘이 장사였고 지혜가
출중했다. 게다가 인품이 훌륭하여 마을 사람들을 잘 보살폈다.

당시 백두산 근처 마을들은 해마다 마을 대항 石戰시합을 벌였었다. 하늘함 道人의 마을은 이 시합에서 늘
우승했다.

세월이 흘러 하늘함 道人도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되었다. 氣力도 많이 쇠약해졌다. 하늘함 道人이 힘을
못쓰는 바람에 어느 해엔 그 분네 마을이 석전(石戰)시합에서 지고 말았다.

시합에서 진 것은 마을 전체의 수치였다. 하늘함 道人은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 자기가 힘을 못 써 시합에
졌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었다. 패배의 책임이 모두 자기한테 있는 것 같았다.

하늘함 道人은 이미 늙은 몸이지만 힘을 다시 기르고자 했다. 한창때 용솟음치던 기력을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몸을 단련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마을일을 맡긴 다음 백두산으로 들어갔다. 백두산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는 하늘함 道人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흐르는 세월을 한탄도 해보고, 누군가가 등뒤에서
자기를 비웃는 것 같아 뒤를 돌아다보기도 했다.

백두산은 웅장한 자태로 머리에 푸른 하늘을 이고 의연히 서 있었다. 하늘함 道人 자신을 향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았다. 하늘함 道人은 크나큰 勇力을 기르기 전에는 결코 하산(下山)하지 않으리라 굳게
마음 먹었다.

백두산 깊고 깊은 산중에는 사람 자취가 전혀 없었다. 둘레가 몇 아름씩 되는 나무들이 빽빽하게 우거졌고,
그 사이에서 갖가지 짐승들이 마음껏 뛰놀았다. 날짐승 길짐승 우짖는 소리가 번갈아 가며 메아리쳤다.

하늘함 도인(道人)은 심호흡을 하면서 한발 한발 백두산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얼마쯤 가니 수련하기에
좋은 곳이 있었다. 위가 툭 트여 하늘이 시원하게 잘 보이고 가까이에 시냇물이 흐르는 곳이 있었다.

하늘함 道人은 여기에다 움막을 지었다. 그리고는 바로 수련을 시작했다. 심신(心身)을 단련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젊은 시절의 기력(氣力)을 되찾기 위해 산비탈을 뛰어서 오르내렸고, 무거운 돌들을 들어올려 멀리
던지곤 했다. 마음을 닦으려고 정좌수행도 많이 했다. 한번 자리를 잡고 앉으면 온종일 그대로 있었다.

고요히 명상에 잠긴 하늘함 道人한테로 곰 호랑이 같은 맹수들이 종종 다가왔다. 어떤 놈들은 아주 바짝
다가와 하늘함 道人의 얼굴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거나 발로 툭툭 건드렸다. 구렁이들이 하늘함 道人의
몸을 타고 지나갈 때도 있었다.

그래도 하늘함 道人은 목석처럼 꼼짝하지 않았다. 손끝 하나 안 움직이고 정신을 오로지 한곳에 집중했다.
맹수들은 하늘함 道人 주변에서 얼마간 어슬렁거리다가 다른 데로 떠나갔다.

하늘함 道人이 백두산에 들어온 지 어느덧 몇년이 흘렀다. 그 사이 하늘함 道人의 氣力은 한창 젊었을 때보다
몇 배 더 강해졌다. 마음은 한없이 고요해졌고, 정신은 지극히 맑아졌다.

하늘함 道人은 만물(萬物)의 이치를 환하게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는 됐다 싶었다. 그래서 마을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늘함 道人은 자신이 기거하던 움막을 깨끗이 정리한 다음 하늘과 백두산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극진히
공경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거듭거듭 땅바닥에 엎드렸다. 푸른 하늘과 드높은 백두산이 자신을 향해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 같았다.

하늘함 道人의 가슴에는 기쁨이 충만했다. 환희심이 온 몸에 두루 스며드는 것 같았다. 마음은 또 더할 수
없이 자유로웠다. 하늘함 道人은 날아갈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에서 내려왔다. 마을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갑작스레 가슴 한 구석이 휑하니 비워진 것처럼 공허해졌다. 그 비워진 곳으로 왠지 모르게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그리던 고향, 보고 싶었던 사람들한테로 돌아가는데 신명이 안 나고 슬픔이
북받치니 이상한 일이었다.

하늘함 道人의 발걸음이 차차 무거워졌다. 그러다가 어느 개울가에서 우뚝 멈췄다. 하늘함 道人은 개울가
바위에 걸터앉았다. 문득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갔다.

세상일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허망하기 그지없었다. 부질없는 욕망 때문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이
가엾었다. 석전(石戰)시합에 졌다고 힘을 기르러 백두산으로 들어온 자신의 모습도 우습게만 보였다.
그까짓 시합에 지면 어떻고 이기면 어떤가. 명예를 얻어 뭣에 쓸 건가. 옛날엔 명예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다 우매한 생각이었다.

하늘함 道人은 하늘을 보며 자신한테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렸다. 명예에 집착하던 마음마저 떨치고 나니,
세상에 돌아가 얻고 싶은 게 하나도 없었다. 하늘함 道人의 입에서 [허허]하고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바로 그 때였다. 개울 아래쪽에서 하늘함 道人의 헛웃음에 화답하듯 커다란 웃음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하하하"

하늘함 道人이 깜짝 놀라며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개울 옆에 웬 소년과 소녀가 서있었다. 소년은 손에
커다란 물고기를 한 마리를 들고 있었다. 소년이 물고기를 들여다보며 이런 얘길 했다.

"하하하, 참으로 어리석고 어리석구나. 앞으로 나갈 줄만 알았지 뒤로 빠질 줄은 모르는구나. 하하하"

소녀도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얘, 물고기야. 넌 이 개울물이 세상에서 제일 넓은 줄 알지. 안 그래. 개울을 따라 내려가면 아득히 넓고 넓은
바다가 있단다. 널랑 그리고 가거라. 거기서 마음껏 뛰놀아라"

소년 소녀는 물고기를 개울물에다 도로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소년이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덧붙였다.

"인연이 있으면 백두산 상상봉에서 다시 만나자꾸나"
소년 소녀는 물고기를 놓아주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눈 깜짝할 사이였다. 하늘함 道人은 꿈을 꾸고 난 기분이
되었다. 소년소녀가 물고기한테 해준 얘기들이 왠지 하늘함 道人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앞으로 갈 줄만 알고 뒤로 갈 줄은 모른다] [어리석고 어리석다] [넓고 넓은 물이 있다]

하늘함 道人은 불현듯, 그 얘기들이 물고기한테가 아니라 바로 자기한테 해 준 말임을 깨달았다. 마지막 말은
자기더러 백두산 상상봉으로 오라고 한 얘기가 틀림없었다.

하늘함 道人은 백두산 상상봉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며칠 후에야 상상봉 근처에 이르렀다.

하늘함 도인은 백두산 상봉으로 올라가면서 하늘을 향해 며칠 전에 보았던 소년소녀를 다시 만나게 해 주십사
하고 간절히 빌었다. 왠지 모르게 그들을 만나면 더할 수 없이 귀중한 가르침을 받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크나큰 기대로 마음이 설레고 부풀었다.

백두산 상봉은 깊고 깊은 고요에 휩싸여 있었다. 짐승들의 기척과 바람소리만이 가끔 한번씩 적막을 깨치고
들려왔다. 하늘함 도인은 신비함에 젖어 냇물을 따라 위로 올라갔다.

거대한 폭포를 지나서 한참 더 오르니 드넓은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바로 천지(天池)였다. 거울처럼 맑은
천지의 수면에 백두산 상봉과 푸른 하늘이 신령스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하늘함 도인은 天池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냇물에 몸을 씻었다. 정성스럽게 물을 끼얹으며 마음도 함께 닦았다.

그리고는 호숫가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고요히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다. 그의 마음은 천지의 물처럼 잔잔했다.

얼마쯤 그렇게 앉아 있는데, 갑자기 근처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하늘함 도인은 퍼뜩 눈을 떴다.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소년 셋이 호수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한 명은 전에 보았던 소년이었다.

소년들은 목욕을 하다가 물놀이를 즐겼다. 자맥질도 하고 물장구도 치면서 한참동안 신나게 놀았다.
그러다가 모두 물 속으로 몸을 감췄다. 소년들은 한번 몸을 감추더니 좀처럼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하늘함
도인은 물 속에서 어찌 이렇게 오래 있는가 이상히 여기며, 소년들이 사라진 곳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시간이 자꾸 흘렀다. 몇 시간이 지났다. 하늘함 도인은 소년들이 모습을 안 나타내자 자신이 환상을 본게
아닌가 의심했다.

이 때 한 소년이 불쑥 물 위로 떠올랐다. 다른 두 소년도 뒤이어 모습을 나타냈다. 소년 하나가 [아이구 실컷
잤다]하면서 깔깔 웃어댔다. 하늘함 도인은 깜짝 놀랐다. 어떻게 물 속에서 잠을 잔단 말인가. 믿을 수가 없었다.

하늘함 도인이 넋을 잃고 있는데 소년들이 그에게 다가왔다.

"할아버지께선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어디로 가시는 길인가요"

며칠 전에 보았던 소년이 하늘함 도인한테 공손히 물었다. 소년의 음성은 아주 청아했다. 옥구슬 구르는
소리 같았다. 용모도 무척 수려했다. 눈에서는 아침 햇살 같은 광채가 뿜어 나왔고, 얼굴은 막 피어난 꽃처럼
화사하고 맑았다. 정면으로 마주보려니 눈이 부셨다. 이 세상 사람 같지가 않았다.

"저는 백두산 아랫 마을 사람입니다. 우연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하늘함 도인은 일어서서 예를 갖추고 대답했다.

"아, 그러십니까"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냥 돌아섰다.

"제가 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하늘함 도인은 황급히 소년을 불러세웠다. 소년이 되돌아서자 하늘함 도인은 얼른 땅바닥에 엎드려 절을
하고는, 자기를 제자로 삼아 달라고 간곡히 청했다. 소년도 하늘함 도인한테 절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저희도 스승님 슬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입니다. 어찌 저희가 할아버지의 스승이 될 수 있겠습니까.
하여튼 저희 마을로 함께 가시지요. 어르신들께 여쭤 보겠습니다"

소년들은 하늘함 도인더러 눈을 감으라 하더니 그를 데리고 어딘가로 갔다. 얼마 후에 소년들이 눈을
뜨라고 했다. 하늘함 도인은 눈을 뜨고 사방을 둘러봤다. 하늘함 도인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소년들이 사는
마을은 별천지였다. 나무가 무성하고 꽃들이 만발했는데, 그 속에 드문 드문 집들이 있었다. 집도 나무도
꽃들도 밝은 광채를 뿜었다. 仙界가 틀림없었다.

숲 속에는 온갖 짐승들이 노닐었다. 토끼, 다람쥐, 사슴, 늑대, 호랑이... 갖가지 짐승들이 활기차게 뛰놀았다.
그런데 호랑이 늑대처럼 사나운 짐승들이 토끼 사슴같은 연약한 짐승들과 함께 뒹굴며 놀았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가에 정자가 하나 있었다. 노인 몇 명이 거기에서 담소를 나눴다. 노인들의 용모는
머리만 흴뿐 소년들과 똑같았다. 하늘함 도인 일행은 정자의 노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마을로 들어갔다.
소년들은 하늘함 도인을 마을의 어느 집으로 데려갔다. 아주 깨끗하게 잘 정돈된 집이었다.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자 소녀 몇명이 그들을 맞았다. 소녀들의 용모도 소년들처럼 눈부시게 화사하고
아름다웠다. 소녀들은 하늘함 도인 일행을 커다란 방으로 안내했다.

방안에는 평상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었다. 한 소녀가 일행더러 거기에 앉으라고 권했다. 자리를 잡고 앉자
소녀들이 차와 과일을 내왔다. 차는 기이한 향기를 풍겼고 과일은 기막히게 맛있었다.

과일을 먹고 잠시 더 앉아 있으니, 백발 노인이 소녀 둘과 함께 방으로 들어왔다. 이 노인은 이곳 仙界의
큰 스승이었다. 이름은 [삼단]이라 했다.

소년소녀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삼단선인(仙人)에게 절을 올렸다. 하늘함 도인도 인사를 드렸다.
삼단선인(仙人)은 하늘함 도인한테 어떤 연유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 물었다.

하늘함 도인은 자기의 과거를 소상히 아뢰었다. 그리고 귀한 가르침을 받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삼단仙人은 아주 잘 왔다며 [여기서 지내는 동안 잘 닦으라] 이르고는 방에서 나갔다.
삼단仙人과 함께 왔던 소녀 하나가 뒤에 남아서 하늘함 도인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삼단 어른께서 여기에 머물 것을 허락하셨으니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실은 하늘함 노인께서 백두산에
들어와 수련하시는 동안, 한뫼가 항상 노인을 보살펴주었습니다. 노인의 눈에는 안 띄었지만, 한뫼는 늘 노인
곁에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노인께선 위험한 일을 한번도 겪지 않으셨습니다"

하늘함 도인은 얼른 자기가 맨처음 만났던 소년을 돌아보았다. 소년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가 바로 한뫼였다.

한뫼는 선동(仙童)이었다. 소녀가 계속 말을 이었다.

"노인께서는 백두산에 들어와 3년 동안 하늘의 마음과 얼, 그리고 하늘 기운을 조금 얻으셨습니다.
이제 하늘의 이치와, 하늘과 하나되는 법을 배우셔야 합니다. 내 마음이 곧 하늘 마음이 되고, 내 얼이 바로
하늘 얼이 되며, 내 기운이 하늘 기운으로 채워지면, 하늘사람으로 화합니다. 앞으로 한뫼의 가르침을
받으십시오"

이 날부터 하늘함 도인은 선동(仙童) 한뫼를 스승으로 모시고 밝돌법을 닦았다. 이 밝돌법은 바깥 세상엔
없는 도법(道法)이었다. 한뫼는 아득한 옛날에 이 道가 창성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시운(時運)이
다하여, 이제는 극소수 인연 닿는 사람들만이 밝돌법을 닦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한뫼는 정성을 다해서 하늘함 도인을 지도했다. 몇년이 지나자 하늘함 도인도 상당히 높은 경지에 올랐다.
몸에는 하늘의 진기(眞氣)가 충만하고, 마음과 얼은 푸른 하늘처럼 맑아졌다.

숨은 피부로 쉬었고, 물 속 불 속을 자유로이 드나들었다. 마음먹은대로 몸이 따라줄 정도가 되었다. 어느덧
몇년이 흘렀다. 하루는 한뫼가 하늘함 도인한테 이런 얘길 했다.

"하늘함께서는 이제 세상에 돌아가 큰일을 하셔야겠습니다. 인간세상은 육천년 동안 밝아졌다가 육천년 동안
어두워지기를 거듭 되풀이 합니다. 밝은 때는 참된 道가 두루 널리 펼쳐지고, 어두울 때는 사도(邪道)가
날뜁니다.

지금은 어두운 시대가 물러나고 광명시대가 돌아오는 때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참된 道를 가르쳐줘야
합니다. 그 일을 하늘함께서 맡으셔야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참된 삶의 길을 깨우쳐 주십시오. 온갖 탐욕과 번뇌에서 헤어나 광명시대를 맞이하도록
인도하십시오. 일을 마치신 다음에는 이리로 오십시오. 세상 사람들에게 이곳 이야기를 하셔선 안 됩니다.
아직 그럴 때가 아닙니다.

세상에 나가시면 어려운 일을 많이 겪으실 겁니다. 그렇지만 꿋꿋이 견디십시오. 이곳 어르신들께서 도와주실
터이니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리하여, 하늘함 도인은 삼단仙人과 여러 선계(仙界)의 어른들께 하직인사를 하고 세상으로 나왔다.
仙界를 떠나 세상에 나와보니 무척 오랜 세월이 흘러가 있었다. 仙界에서 몇 년밖에 안 지냈는데, 인간
세상의 시간은 그보다 열배도 더 흐른 것이었다.

하늘함 도인은 자기가 살던 마을을 찾아갔다. 그런데 마을에는 낯선 사람들만 보였다.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옛날에 같이 살던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승을 떠난 것이었다.

하늘함 도인의 집에도 낯선 사람들이 살았다. 집에 가서 주인을 찾으니 머리가 하얀 노인이 나왔다.
그 노인은 바로 하늘함 도인의 손자였다. 손자한테 나이를 물으니 팔십이라 했다.

하늘함 도인은 자신이 누구인가 밝히지 않고 고향 마을을 떠났다.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하늘함 도인이 仙界에서 지내는 동안 세상은 무척 많이 변해 있었다. 사람들은 물욕(物慾)에 빠져 허덕이고
미신(迷信)이 판쳤다. 나라는 극도로 어지럽고 민심은 흉흉했다. 하늘함 도인은 天下를 周遊하고 다시
고향마을로 돌아왔다. 그제서야 자손들과 마을사람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그리고 그들에게 하늘
마음을 지녀, 하늘 기운을 받아서, 하늘 사람처럼 사는 법을 가르쳤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가르침을 잘 따랐다. 그가 가르침을 펴자 마을의 분위기는 금방 달라졌다. 옛날 하늘함
도인이 촌장으로 있을 때보다 훨씬 더 평화로운 마을이 되었다.

그러자 이웃 마을 사람들이 이 마을을 무척 부러워하게 되었다. 이웃 마을 사람들도 하늘함 도인을 스승으로
모셨다. 그 마을들도 아주 평화로운 마을로 변했다.

하늘함 도인의 소문이 순식간에 멀리 퍼져나갔다. 방방곡곡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함 도인한테 가르침을
청했다. 하늘함 도인은 온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교화했다.

그러는 사이, 사악한 무리들한테 핍박도 많이 받았다. 그들은 백성들이 하늘함 도인을 하늘처럼 섬기자
자기네의 세력을 잃을까봐 두려워했다. 어떤 자들은 하늘함 도인을 죽여 없애려고도 했다. 그러나 아무도
하늘함 도인을 해치지 못했다. 해치려 들면 자기네가 먼저 더 큰 고통을 겪었다. 그들도 결국은 하늘함
도인한테 귀의하게 되었다.

하늘함 도인의 교화로 만 백성이 새 삶을 얻었다. 사람들은 욕망을 절제하고 이웃과 화목하게 지냈다.
얼마 후 온 나라가 태평해졌다.

하늘함 도인은 일을 마치고 선계(仙界)로 돌아갔다. 그후 세상 사람들 중에도 마음이 아주 잘 닦인 이들이
하나 둘 삼단선인(仙人)이 계신 곳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하늘사람 되는 법도 차차 크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얼마 후엔 하늘함 도인이 뿌리고 온 씨앗이 열매를 거두었다.

숱한 사람들이 하늘 마음을 닦아 하늘 기운을 받아서 仙人이 되었다. 그리하여 광명시대(光明時代)가
활짝 열렸다. 이 光明時代는 몇 천년 계속되다가 서서히 물러갔다. 다시 어둠의 시대가 오고, 하늘 사람
되는 진도(眞道)는 극소수의 사람들한테만 비밀히 전해졌다.

그들을 통해서 수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면면하게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출처 : 황토新話*神話아사달神市
글쓴이 : 토함혜 박주가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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