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 쉼터]/내 마음의 창

오랫만에 철중이와 봄 산책하다.

혜등명 2007. 4. 23. 10:03

2007. 4.22 일요일.

 

심한 감기로 인한 입맛이 돌아오면서 몸에 기운이 돈다.

그러자 갑자기 작년 가을에 수락산 자락에서 만났던 애기나리가 궁금해졌다.

지금쯤 꽃이 피어있지 않을까하고....

그리하여 무작정 아이들만 집에 남겨두고 10시에 혼자서 디카를 들고 그곳을 찾아나섰다.

(남편은 당직으로 인해 회사에 출근 중)

 

산등성에 올라보니 마른 가지에 새 생명이 파릇 파릇 보드랍게 피어나 있었다.

어떤 것은 봉우리로, 어떤 것은 연한 연두빛 모습으로

싱그럽게 햇빛을 받아 그 깨끗함이 한층 더했다. 

 

드디어 애기나리 군락도 찾았다.

다행히 아직은 꽃봉우리도 맺지 못하고 있었다.

낙엽 위로 새싹만 뾰족히 나온 모습은 정말 아기모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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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혼자서 산자락의 자연의 향기를 맡으며 돌다가 내려오다보니

갑자기 그동안 바깥 외출을 안 시켜준 다섯 살배기 철중이가 생각이 났다.

내가 철중이를 집에만 가둬 키운건 아닐까 하는 가책도 느끼면서....^^*

 

이렇게 밖은 넓고 맑은데

그 좁은 공간에서 친구도 없이 노닐게만 했구나 하고....

(나의 컴 시간때문에 집이 좁다는 느낌이 그간 없었다. 정말로~.)

그러자 미안한 생각이 막 밀러 오면서 다짐을 해본다.

오늘은 기필코 점심먹고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가야지! 라고....

 

그래서 오후 3시경에

철중이와 함께 동네 주말농장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

작년에 가보고 첨인 것 같다.

 

집에서 나설 때 혹시나 쑥도 만나거든 캐볼가하고 비닐봉지와 칼도 준비했다.

다행히 쑥은 딱 먹기 좋게 자라 있었다.(난 많이 늦었겠다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아이는 돌멩이로 개울에 돌 던지기 놀이하면서 맑은 공기를 맘껏 마시고....

난 논두렁에 쫙 피어난 쑥을 한주먹 한주먹 캐다 봉지 안에 차곡 차곡 담아냈다.

 

아이는 나중에 거기서 만난 낯선 누나가 잡은 아기 개구리와 놀고 싶어

집에 가기 싫다 한다.

난 집에가서 저녁 준비를 해야하는데....

그래서 조금 더 노닐게 하다가 끝이 없어보여 결국에는 얼르고 달래서 집으로 데려왔다.

 

아이가 참 좋아하니 내 맘도 좋았다.

 

오늘 캔 이 쑥으로 쑥국도 끓여먹고....

부친게에 조금 넣어 향도 내보고....

내일은 조금 더 캐다가 쑥버물도 해먹어봐야지!